해녀의 과거와 미래

해녀의 역사

물질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섭라(제주)에서 야명주(진주)를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해녀에 대한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조선시대 이건李健의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1629)이다. 이 책에서는 잠녀를 주로 ‘바다에 들어가서 미역을 캐는 여자採藿之女 謂之潛女’이면서 ‘생복을 잡는生鰒之捉亦如之’ 역할을 담당하는 자로 묘사하고 있다. 또, 1105년(고려 숙종 10) 탐라군(耽羅郡)의 구당사(勾當使)로 부임한 윤응균이 “해녀들의 나체(裸體) 조업을 금한다”는 금지령을 내린 기록이 있고, 조선 인조 때도 제주목사가 “남녀가 어울려 바다에서 조업하는 것을 금한다”는 엄명을 내렸다. 이 뿐만 아니라 해녀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이익태의 『지영록』, 위백규의 『존재전서』등의 여러 문헌자료에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해녀들

옛날부터 제주의 여성은 밭에서 김을 매지 않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운명에 순종하여 왔다고 할 수 있다. 제주의 소녀들은 7∼8세 때부터 헤엄치는 연습을 시작하여 12∼13세가 되면 어머니로부터 두렁박을 받아 얕은 데서 깊은 데로 헤엄쳐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 15∼16세가 되면 바닷속에서 조업(操業:물질)을 시작하여 비로소 잠녀, 즉 해녀가 되고, 17∼18세에는 한몫잡이의 해녀로 활동한다. 이때부터 40세 전후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며 60세 전후까지 해녀 생활을 한다. 채취물의 금채기(禁採期)가 풀릴 때에는 70세 고령의 노파들도 며칠 동안 작업하는 경우가 있다. 해녀는 기량의 차이에 따라 하군下軍, 중군中軍, 상군上軍으로 나뉜다. 기량이 가장 빼어난 해녀는 대상군大上軍이라 부른다. 

미래의 해녀들 

지속가능한 가치를 가진 제주해녀는 점점 사라져가는 위기에 처해 있다. 제주해녀의 고령화 문제와 신규 해녀를 충원하는 데에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 등은 제주해녀 보존에 큰 위협이 되었고 결국 제주해녀의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해녀어업의 존재와 고유한 지식들이 점점 위협을 받고 있다. 2012년 제주도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는 제주도와 한반도에 분포하고 있는 해녀의 실태를 조사하고 독특한 해녀문화의 학술적 가치를 정립하여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해녀공동체를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주의제’가 채택되었다.
제주 해녀문화와 해녀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된 또 다른 방안으로는 ‘제주 한수풀 해녀학교’라는 것이 있다. 

해녀학교란?

해녀학교는 해녀들의 고령화와 어족자원의 고갈, 작업여건의 어려움으로부터 해녀문화를 젊음세대에 전수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주민자치특성화 사업으로 시작하여 2008년 입문반 제1기를 시작으로 2019년 제12기에 이르기까지 62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으며 그중 약 21명이 현직 해녀로 활동하도록 만든 곳이다. 
제주 해녀학교는 토착지식을 느끼고 이해하는 데에 간접 체험보다 효과적인 직접체험을 제공한다는점과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도외시민들까지 제주해녀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일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해녀학교 두곳에서는 입학생들을 받고 있으며, 수업은 총 15회로 이루어진다. 그중 이론 수업은 15주 중 해녀이야기 외 7가지 주제로 9주에 거쳐서, 그리고 실기수업은 15호 중 12회 교육이 시행된다. 이러한 해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제주해녀들이 지닌 생태지식과 공동체 문화를 체화한다. 예를 들어 크기가 작은 뿔소라를 방생해주거나 공개수역에서만 물질을 하고, 물질 능력에 따라 파트너를 정하여 서로 배려하는 기술을 터득한다는 점과, 학생들만의 불턱에서 물질기술을 상호공유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지속가능성을 체화했다는 점 등이 있다. 

해녀가 사라지면 해녀문화가 사라지므로 해녀어업의 지속과 해녀문화의 전승은 불가분한 관계라 하겠다. 따라서 제주해녀의 보존과 전승에는 무형문화재 정책과 해양수산 정택의 협업이 필요하다. 제주해녀어업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주해녀들이 물질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제주해녀(문화/어업)의 유산화와 이에 따른 국제적인 인정은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제주해녀가 국가중요어업유산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것은 제주해녀(어업과 문화)를 보존·전승하기 위한 여러 보호조치 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제주해녀(어업과 문화)의 보존과 건승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